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국가를 꼽자면 단연 중국입니다. 특히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는 2024년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테슬라를 제쳤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대규모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습니다. 흔히 ‘떨이 판매’라고 불리는 이 할인 공세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전기차 강국 중국의 성장 배경
중국이 전기차 산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입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선정하고 보조금, 세제 혜택,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전방위적인 육성책을 펼쳤습니다. 덕분에 BYD, 니오(NIO), 샤오펑(Xpeng) 등 다양한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었고,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희토류, 모터 등 전후방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은 희토류의 최대 생산국으로서 전기차 제조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자국 내에서 대부분 조달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시너지를 내며 BYD는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했지만, 그 이면에는 놓치기 쉬운 위험 요소들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 글로벌 견제와 내수 의존의 한계
2024년 현재,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유럽연합도 보호무역 차원에서 중국 전기차에 대해 추가 관세 조치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수출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중국 내수 시장은 여전히 크고 정부 보조금 정책도 이어지고 있지만, 과잉 생산으로 인한 공급 과잉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수출국 시장도 냉각되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본격적으로 재고 정리에 나서게 되었고, 그 결과가 바로 최근의 ‘떨이 판매’입니다.
📉 할인 경쟁의 본질은 '과잉 생산'
BYD는 최근 일부 전기차 모델에서 무려 34% 할인을 단행했고, 이 움직임에 다른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도 빠르게 동참했습니다. 이처럼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공급 과잉과 낮은 수요입니다.
현재 중국 자동차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49.5%로, 절반 이상이 놀고 있으며, 영업이익률도 평균 4.4%로 산업 전반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이미 생산된 차량이 팔리지 않으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장기적으로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격이 계속 떨어질 거야”라는 소비자 인식은 구매를 미루게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전기차 전체 수요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 전기차 시장의 미래, 구조조정 없인 어렵다
BYD와 같은 선두 업체조차 ‘떨이 판매’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전기차 산업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전환의 시기에 진입했다는 신호입니다. 너무 많은 기업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뛰어들었고, 실질적인 수익 모델 없이 경쟁만 치열해진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과도한 가격 경쟁은 산업을 망친다”며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이 한계에 봉착한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2021년 헝다 사태처럼 연쇄 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 전기차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잉 공급 구조를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가격 경쟁보다 **브랜드 가치, 기술력, 지속가능성 중심의 경쟁**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게 될 것입니다.
💡 마무리 한마디: 가격 인하가 답은 아닙니다
전기차 산업은 국가 전략이자 미래 산업의 핵심입니다. 중국의 전기차 ‘떨이 판매’는 단순한 마케팅 이벤트가 아니라, 시스템적 과잉과 수요 부진이 맞물린 구조적 문제입니다.
⚡ “어차피 더 싸질 거야”라는 인식은 소비를 늦추고, 이는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에 디플레이션 위험을 초래합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진정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팔기 위한 가격 인하’보다 ‘가치를 올리는 혁신’이 필요합니다.